[서평]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를 읽었다.
성공한 기업가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놀랍도록 비슷하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만큼 자기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거의 일에 모든 인생을 다 바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일에 미쳤으면 결혼은 제발 안했겠지 싶었는데 놀랍게도 우장춘 박사의 넷째딸과 결혼했다고 한다. 이 사람 와이프 얘기도 들어봐야한다…농담ㅎ)
책에서 얘기하는 바는,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온전히 몰입하고 열의와 성의를 다 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인격이 수양되고 인생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이 국민 대다수가 워라밸에 목숨걸고, 물질과 풍요가 넘쳐나는 시대에,
고리타분해 보이는 20세기 장인정신에 바탕을 둔 일본인 기업가의 말이 어떤 의미가 있고 과연 영향이 있을까 싶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크고 깊은 울림을 주었다.
책에서 얘기하는 정도로 치열하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미쳐서 몰입해 본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것과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다른 것들을 (건강, 아름다움, 가족, …)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한 문제이지만…)
지난해 정신적으로 힘들고 에너지 레벨이 많이 떨어졌을 때 지난날(20대) 내가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기록을 보다가 눈물을 왈칵 쏟고 엄마앞에서 대성통곡을 했었다. 다시는 이렇게 힘들고 치열하게 살고싶지 않다고 그때 너무 힘들었다면서…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우셨는데.
지금 에너지 레벨이 회복된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 치열한 기록은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밑바탕이자 나의 성장일기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 부서 외국인 부장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나의 커리어에 대해서 되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대화를 마치고서 이전 메일을 찾아보다가 그 당시 내가 얼마나 멋지고 동시에 겸손했는지, 탁월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내가 맡은 바 업무를 굉장히 프로답게 리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잊고 있던 내 과거의 탁월한 모습, 그 당시 멋진 마인드에 새삼 반하게 되었다. (ex. 나에게 이렇게 큰 일을 믿고 맡겨줘서 감사하다.)
내가 오랫동안 쌓아올린 나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지워버리거나 고군분투의 과정을 불필요한 애씀으로 치부해버리려고 하는 일은 앞으로는 결코 없어야 한다. 그 기록은 너무나 값진 성장통이면서 동시에 나를 한층 멀리 가게 만드는 지지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켜갈 것인지 고민했다. 내가 올해 가지고 있는 목표 중에 계약관리 업무의 정점을 찍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 최선을 다 해본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 목표를 어떻게 구체화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만 해도 프로젝트 규모도 매우 크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업주와 사업 수행 방식, 그리고 해외 업무가 예상되기에 많이 두렵고 걱정이 되고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으로 가득했다. 이런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말이 이 책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현재 자신의 능력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한다면 결코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현재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그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더 높은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법이다.
공부하여 지식을 쌓고 기술을 습득하면 자기 안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이 발휘되어 미래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일단 일을 시작하면 앞으로 반드시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미래의 도달점을 향해 온 힘과 열정을 쏟아주십시오.
도달해야 하는 미래의 지점부터 역산해서,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고려해 이를 어떻게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나 자신과 타협한다면, 마침표를 찍는다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만큼밖에 하지 못할 것이 아닌가.
오히려 단기적인 관점으로 내가 하는 일의 위치를 점검하고 실천했다. 하루 동안 적어도 한 걸음만큼은 꼭 앞으로 나아가자. 오늘은 어제보다 1 센티미터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자.
특히 이 부분에서는 조금 특별한 감회가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서는 확실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저 막연히 불만을 품고 회사를 그만둔다면, 아무리 좋은 회사에 간들 또 똑같지 않겠는가. 그래서는 인생이 잘 풀릴 리 없다.’
여기서 여름에 내가 했던 고민과 그 고민의 과정 끝에 내린 결론이 떠올랐다.
부서장의 불합리한 대우, 일방적인 비방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부조리하게 느껴지고 나를 둘러싼 환경이 전부 불편하고 괴로워서 회사를 그만두거나 부서를 옮기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기. 내면의 목소리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박수칠 때 떠나는 사람이다. 충분히 배우고 완성되었다고 느꼈을 때 더 큰 성장을 위해서 옮겨야 한다. 너네가 박수 안치면 나는 절대 아무데도 안간다 이 xxx들아!!!’
ㅋ 어떤 오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자 이 업무에서 스스로 인정할 정도로 정점을 찍겠다는 순수한 목적의식이 생겼고 업무에 대한 태도와 열정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성장을 위해서, 나의 만족감과 프로젝트에 기여하기 위해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예전같으면 업무 스콥을 운운하면서 다른 부서에 일을 미루거나 대충 끝냈을 일도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서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어렵고 갈길이 멀다.
그래도 내가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 있고,
용기를 주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감사하다.
며칠 전 외국인 부장님이 큰 프로젝트 앞에서 자신감이 없어보이는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모두가 처음이고 모두가 낯설다.’
그래,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루에 한걸음씩만 나아가보자.
어렸을 때부터 가슴에 품었던 그 말을 실현해보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내가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 지 궁금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