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사상이란,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눈이다. 다양한 사상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 의사상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등장하였는지 주요 내용은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한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사상의 역사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인류 투쟁의 역사임을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 평등이라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고 쟁취한 것 들인지, 또한 곳곳에서 보이는 사회의 부조리들이 아직도 많은 것을 바라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세대가 사상의 역사를 이해하고 사회 비판 적인 안목을 기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전쟁과 그 후로 이어지는 취업 전쟁, 승진 등 사상의 이해와 진지한 성찰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사회가 원하는 소위 스펙 쌓기에 열중하다 보니 현실 비판적인 사고를 키우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여의치 않은 상황과 사회 분위기만을 탓하기에 는 개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까지의 무지와 노력부족에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깨닫는 바가 많았다.

책의 초반부에서 서양에 유래를 둔 사상들이 등장한다. 자유주의, 사회주의,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파시즘이 그것이다.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려면 사회 경제적 토대와 더불어 새로운 사상을 요구하고 발전시킬 의지가 있는 사회집단이 필요하다. 근대 유럽사회는 이러한 요구조 건들이 충족하여 자유주의가 등장한다. 절대왕정 시기의 왕권신수설에 대항하여 주권재민설을 주장하고 재산, 종교, 언론, 결사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난다. 시장의 원리를 따른 자본주의가 발달하게 되지만 이면으로는 잉여노동이 수탈되고 잉여가치가 소수의 자본가 에 집중되는 폐해가 목격된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을 고발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제시된다.

자유주의는 부르주아의 권리를 대변할 뿐 대다수 노동자 계급은 외면당했다. 또한 가난의 책임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사회구조와 제도가 빚어내는 가난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다. 노동자 들은 노동운동을 통해 경제적, 정치적인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다. 이후 세계대전, 대공황 등 사회 경제적 불안은 파시즘과 같은 비뚤어진 권력을 야기하고 이는 또 다른 전쟁을 낳는다.

책의 후반부는 유가, 도가, 법가, 실학, 동학 동양 사상의 이야기다. 유가는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하나 당시에는 빛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추후 중국 왕권의 기본 사상이 되고 동양문화권 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과 예는 인간이 외적 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유가사상의 키워드이다. 현실 참여의식이 강한 유가는 추후 왕도정치, 성선설로 이어지고 성리 학 양명학 등 신유학으로 발전한다.

유가를 비판하며 등장한 도가는 제도를 부인하고 자유를 중요시하며 현실도피, 무위자연을 주장한다. 춘추전국시대는 혼란의 시기로 대다수의 백성들은 소모적인 패권전쟁에 끊임없이 동 원되고 가난에 굶주려 고통을 받고 있었다. 제자백가의 다양한 학문이 사상의 번영을 가져왔을 지는 몰라도 대다수의 백성에게는 현실의 괴리감을 더할 뿐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도가 사상은 중국 역사 속에서 권력에서 밀린 패배자들이나 은둔을 선택한 사람들에 의해 철학으로 계승되고 발전했다.

550년간의 혼돈을 끝내고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했던 법가의 사상에 기반을 두었다. 중국의 정치사상은 법가의 패도정치를 기반으로 하여 유가의 왕도정치를 표방했다. 글쓴이는 법가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였지만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성찰은 부족한 것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법가 역시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성 찰로서 등장한 학문이며 강력한 법의 제정 및 집행을 통해서 왕권을 강화하고 사회 안정을 추 구한 방법을 택했다. 이는 진나라가 중국 천하를 통일하여 혼돈의 시기를 마칠 수 있던 원동력 으로, 패권다툼과 소모전에 고통 당하는 것을 끝내고 더 나은 세상을 열어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선 실학사상의 대가 정약용과 농민혁명가 전봉준은 근대 조선사회의 민중현실에 가슴 아파하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사회개혁을 이루고자 노력했다. 통치자는 민중을 위해 존재한다는 신념아래 현실을 개혁하고 백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한 현실 이 안타깝다. 그 이후 조선은 민중에 의해서 제대로 된 개혁을 해보기도 전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사상은 더 나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힘에서 비롯된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사회와 이웃 에 무관심한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 지금 이순간도 전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의 역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사상의 역사를 배우고 현실 비판적인 관점을 기르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세상에 온갖 부조리, 모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듯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인류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